[축구] K리그 - 수원 2:1 울산


지방에 다녀오느라 후반전만 관전하게 된 울산전.

전반은 0-0으로 마친 모양이었는데, 후반들어 수원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오장은이 상대 진영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한 번 보여주더니 서포터들을 향해 두 팔을 휘저어 응원을 북돋고, 곧이어 좋은 움직임으로 찬스를 잡아 득점! 한 2-3분 사이에 그림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본인도 감격스러웠는지 세러모니도 폭발적이었고.

그러나 곧이은 실점 장면은 득점 상황과 절반만 닮고 결과는 정반대였다. 현재 국대에선 스타팅 골키퍼인 정성룡이지만, 리그에선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 개막전에서의 초반 실점이야 수비 실책이 컸으니 수퍼세이브를 못했다고 질책하긴 어려우나 이날의 실점은 정말 많이 허탈했다.

절반만 닮았다고 한 이유는 오장은이 상대 선수로부터 볼을 빼앗아 드로인을 만들어내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였듯, 정성룡도 코너킥이 될 수 있는 볼을 꽤 멀리 나와 슬라이딩까지 해가며 걷어낸 점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아예 옆줄 밖으로 나가지 않다보니 상대가 꽤 빨리 공격을 재개할 수 있었고, 미처 재정비 하지 못한 수원의 수비는 설기현의 크로스를 받은 김신욱에게 헤딩슛을 허용했다. 타이밍 좋은 슛이긴 했지만 약간만 잘 반응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코스였는데 허무하게 어깨 위를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 넘버원 골키퍼라면 막아줬어야 하는 슛이어서 아쉬웠단 이야기.

다행히 교체해 들어간 이후 연거푸 삽 푸던 이현진이 간신히 얻어낸 PK로 역전승 하긴 했지만, 허무한 실점도 그렇고 개막전에 이어 또 PK로 이긴 경기가 돼 버려서 기분이 썩 상쾌하진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느낀건데 매번 서포터석 사이드에서만 보다가 중앙에서 보니까 느낌이 완전 달랐다. 다음부턴 필히 파란색 옷 가지고 가서 중앙에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 골 넣으니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 알레알레 외치며 뛰는 것도 옆에 지저분한 놈들만 없으면 재밌겠단 생각도 들었다.

MVP : 오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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