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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어제. 글을 쓰다 밤을 샜다.

오랜만이라고 하기엔, 얼마 전에도 그랬으니까. 그리 오래 전도 아니다.


이것도 재능이라고, 그냥 한창 예민하던 시절 주워 듣고 읽은 어휘들이 머리속에서 상투적으로 조합되어 나오는 것 뿐인 일을 뭐 대단한 창작인양 고통스레 쥐어 짜내다보면, 참 보잘 것 없구나- 라는 생각에 허무해지곤 한다.


같이 마주한 사람의 마음을 말로 끌어 당기기도 그렇게 어려운데,

각자 이해가 다를 수밖에 없는 활자로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움직인다는 게 얼마나 사치스런 기대인가.


문득, 그냥.

술 먹고 아무 생각 없이 끄적인 글이, 수 백번을 고뇌해 쥐어짠 수십 줄의 문장보다 훨씬 되읽히는.


의도한 가치가 전복되는 상황에 놓인,

술취한 가장이 또 그저 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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