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김개똥

그러니까 고딩 때는 학교에서 잠만 자고 온갖 똘아이 짓을 하다가
졸업하고 대딩이 돼서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던 미친놈.

남의 집에 오면 화장실에서 똥부터 싸 제끼고,
집에 손님이 오건 여자가 오건 팬티 바람으로 돌아다니는 유전자.

아마 <이나중 탁구부> 쯤이 이 놈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게 아닐까 싶음.

한 때는 미술부를 들락 거리며 그림으로 먹고 살겠다고 꿈을 이야기 하던 놈이
지금은 엉뚱한 계기로 트인 일본어 덕분에 용케 벌어먹고 있음.

그림은 곧 잘 그렸는데...

여튼 대학교 졸업 전까지도 온갖 팔불출 짓에 틈만 나면 미친짓을 일삼고
남의 집 창문을 그냥 벌컥벌컥 열어 제껴서 사람 놀래키더니

속도 위반으로 너무 예쁜 딸을 하나 낳아 드디어 정신 차림.
그 후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아버님께 엉엉 울면서 유부남 신고식 치르고 어른이 됨.

아이가 조금 자란 뒤, 뒤늦게 결혼식을 치렀는데 나도 미친 각오로 축가까지 불러줌.
아니나 다를까 축가를 부르다가도 눈이 마주쳐서 웃음 터짐.
어금니 깨물고 간신히 수습했으나 평생 DVD로 남음.

격투게임과 데메크, 악마성 시리즈를 좋아하고,
온라인 게임도 은근히 근성 있게 함.

현재는 애가 하나 더 늘어서 출장을 갈 때만 접속.

한 때는 내 주위에서 가장 웃기고 미친 놈이었는데,
어느새 그냥 평범한... 건 아니고 틈만 나면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가장이 되어 있음.

그냥 원래 가족이었다고 해도 믿을만한 부인을 만난게 인생의 전환점이 아니었나 싶음.

대책없이 무작정 질러대는 여행이랄지, 술자리랄지
덕분에 일탈의 재미나 유쾌한 경험이 많았음.

특히 부산과 스크린 경마장.

지금 내가 좀 남들과 다른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이놈 영향이 조금은 있었으리라 인정.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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