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집에 돌아오는 늦은 밤 버스에서 내려
습관적으로 한 숨을 한 번 쉬고는 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밤인데도 구름이 선명했다.

언젠가는 이 길이 누군가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길이었고,
설레는 통화를 이어가던 추억이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느린 걸음이던 날들이 있었는데.

음악을 들으며 재빨리 걷게 되던 요새
생각지도 못한 밤하늘이 날 잡았다.

여전히 뭘 기대하고,
뭘 또 그렇게 슬퍼하려 하느냐며 표정 짓는 듯 보였다.